[공범] 공동목표

 

 

 

 

 

은샘 (GM):4시되면 시작할게 놀고있으세요 ><
 
 
다다:네!!
 
 
준비됐으면 오늘의 행운 굴려보자
 
 
다다:행운 뭐더라!!
 
 
은샘 (GM):그냥 시트에서 행운 굴려!
 
 
다다:네!!
 
 
소란:
기준치: 65/32/13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에헤이 조졌네 이거 오늘 배드엔딩보겠다
 
 
소란:(ㅠㅠ)
 
 
시~작할게요~
 
 
 
 
 
 
공동목표
 
 
 
 
Date24.08.24
 
 
 
 
 
 
 
 
거친 흙 위를 달리는 진동과 배기음이 잠을 깨웁니다.
 
 
소란, 당신은 현재 조수석에 테이프로 묶여 있는 상태며
 
 
옆자리에 있는 오광철은 엑셀을 밟아대고 있습니다.
 
 
계기판을 보면 시속 180km를 찍고 있습니다.
 
 
오광철 너 면허는 있냐?
 
 
소란:⋯⋯이거 뭐야? 이봐, 야, 오광철!!
 
 
오광철:응? 일어났어? 서프라이즈~ 곧 집으로 데려다줄게. 기대해...
 
 
소란:서프라이즈는 무슨⋯⋯. 이, 일단 이거나 풀고 말하지?
 
 
오광철:풀어? 안 돼. 바빠. 운전 중이야. (더 세게 밟는다.)
 
 
그렇게 말한 뒤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립니다.
 
 
어째서 이 지경이 되었더라...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생각나는 것은 없습니다.
 
 
최근엔 광철을 만난 적도 없고
 
 
어제도 재판이 끝난 뒤 집에 와서 발 닦고 잔 게 전부였는데!
 
 
소란:(으아아아!!!) 뭔데, 어디 가는데?
 
 
오광철:말했잖아. 집에 가야지. 지구로 돌아가야지... 형이랑 재현 씨가 기다리는 집으로. 이런 곳에 차가 있다니 다행이지? 우리 드디어 도망갈 수 있어. 하하. 신나.
 
 
소란:(제정신이 아니야⋯⋯!) 뭘로부터 도망치는 건데? 나는 또 왜 이 꼴이고!
 
 
오광철:뭐로부터? 벌레? 묶은 건 소란 씨가 계속 기억을 잃길래, 그러다 반항하면 귀찮으니 차라리 묶어버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뒤를 돌아보면 아무것도 쫓아오지 않습니다.
 
 
소란:(다급하게 돌아봤다가 황망한 얼굴 되며... 아니, 내 기억을 의심할 게 아니라,) ⋯⋯그래서, 여긴 지구가 아니고 지금 우린 벌레한테 쫓기고 있다고? (180으로 달리는 차에 묶여 있자니 나까지 제정신이 아니게 되는 것 같다⋯⋯.)
 
 
오광철:응. 제대로 이해했어. 자세한 건 차차 떠올리면 될 거고, 기억 안 나면 그건 그거대로 오히려 다행이고.
 
 
정말 지구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창 밖을 바라보면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기에 무언가가 제대로 보이진 않습니다
 
 
무수한 불빛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있고, 건물로 추정되는 이상한 건축물들이 보입니다.
 
 
쓰레기 냄새가 진동하는 도시에서 돌투성이 도로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연기로 가득 찬 대기 너머에,
 
 
확실히 지구는 아닌 것 같네요.
 
 
소란: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오⋯⋯. 여기 진짜 어디야?)
 
 
오광철: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는 나도, 잘... 몰라. 이상한 벌레들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어. 하지만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 멍청한 벌레 자식들. 전부 다...
 
 
말하던 도중, 운전대를 잡은 광철의 머리가 꾸벅거리기 시작합니다.
 
 
설마 지금 조는 건가?
 
 
이 상황에?
 
 
소란:전부 다⋯⋯ 어쩌려고? 무슨 짓을 했는, (꾸벅거리는 광철이 보고...) 이런 미친⋯⋯. 야, 야. 정신 차려!
 
 
오광철:전부, 전부... 다. 아... 미안. 더 안 될 거 같다.
 
개인적인 감정은 없으니까. 아무튼 잘 부탁...
 
 
충혈된 눈에 코피까지 흘리는 데다가 수상한 검은 액체까지 온몸에 묻어있는 것이 상태가 안 좋아 보이더니...
 
 
결국 말을 다 끝마치치도 못한 채 피를 울컥 쏟아내더니 핸들에 머리를 박고 기절합니다.
 
 
엑셀에서 발도 떼지 않은 채로!!!!!!
 
 
경적이 멈추지 않고 울리고, 차는 시속 200km에 도달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눈앞에는 끊긴 도로가 보입니다.
 
 
 
 
그리고 차는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추락합니다.
 
 
광철의 뒷목에서 터져나온 보라색 빛이 차 안을 가득 채우는 것을 목격함과 동시에 기절합니다.
 

 
 
 
Feel Me
 
 
... 라는 꿈을 꾼 거 같습니다.
 
 
전신이 욱씬거립니다. 절벽에서 떨어졌지만 그래도 살긴 했네요.
 
 
소란: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HP-6
 
 
소란:아, 머리야⋯⋯. 어떻게 된 거야? 야, 오광철, 오광철. (꿈틀꿈틀...)
 
 
몸은 다쳤지만, 이상하게도 뛰어내리기 전보다 두통과 이명은 훨씬 나아진 상태입니다.
 
 
방금 자유 낙하한 것만으로 충분히 이상한데 전신이 물로 젖어 있습니다.
 
 
축축행~
 
 
게다가 엄청난 높이에서 뛰어내린 것 같은데, 차체는 비교적 덜 망가졌습니다.
 
 
소란:(축축행...)
 
 
에어백도 정상적으로 터졌습니다.
 
 
그리고 옆자리를 보면...
 
 
소란:⋯⋯어?
 
 
유체이탈인가? 죽었나?
 
 
어쩐지 별로 안 아프더라...
 
 
소란:(결국 이렇게 가는구나⋯⋯.)
 
 
죽은 기념으로 통장 비밀번호를 말해볼까요?
 
 
소란:(참 나!)
 
 
알겠어요! 그만 놀릴게요.
 
 
낙하 충격 덕분인지, 유체이탈 덕분인지... 아무튼 몸은 이제 자유롭게 움직입니다.
 
 
사라진 광철도 찾아야죠! 움직일까요?
 
 
소란:내가 오광철이라고 부른 게 '나'라니⋯⋯. (주섬주섬 일어납니다.)
 
(그 전에! 내 얼굴을 한⋯⋯ 아, 이거 뭐야? 기분 나쁘게⋯⋯. 살펴봅니다!)
 
 
옆자리에 있는 몸을 살펴봅니다. 전신에 타박상이 났고 피를 좀 흘리지만 죽진 않은 거 같아요.
 
 
그리고 소란 너머, 금 간 백미러을 바라봅니다.
 
 
정확하겐 백미러에 비친 자신과 눈을 마주칩니다.
 
 
백미러에 비춰지는 얼굴은 오광철입니다.
 
 
몸이... 바뀌었나?!
 
 
 
: 캐 저널을 다시 봐주세요!
 
 
오광철:⋯⋯어. 어어? (⋯⋯나 어디서 깼었지. 운전석?)
 
 
네. 운전석에서 깨어났어요!
 
 
아무래도 둘이 몸이 바뀐 모양이에요.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말도 안 돼. (몸 더듬더듬 만집니다... 시야도 낮아졌어⋯⋯.)
 
(옆에 있는 자신 툭툭 깨워 봅니다...) 저기⋯⋯, 이봐.
 
 
오광철은 깨어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일단 혼자 주변을 살펴보고 있는 게 좋겠어요!
 
 
오광철:(하⋯⋯. 미간 주무르면서 일어나 차를 벗어납니다. 주변에 뭐가 있지?)
 
 
주변을 둘러보려는 순간, 주머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더러운 종이에 수상한 액체로 글자들이 휘갈겨져 있습니다.
 
 
종이는 좀 눅눅해졌는데 신기하게도 글자는 번지지 않았습니다.
 
 
온몸에 덕지덕지 묻은 검은 액체를 잉크 삼아 쓴 것 같습니다. 지금은 좀 씻겨나간 상태지만요.
 
 
쪽지 내용을 보면 로의 시장이라는 곳은 물 밑으로 내려가서 반짝이는 곳으로 향하면 갈 수 있는 모양이에요.
 
 
오광철:⋯⋯오광철이 쓴 건가? 무슨 내용인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일단 적힌 곳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어쩌지, 저걸 버리고 가?)
 
 
버리고... 가?
 
 
오광철:(일단 주변 둘러보면서 깨어나나 기다려 보겠습니다!!)
 
 
주변을 살피면 방금 떨어진 절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수억 리터의 물이 머리 위로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여기가 물 속이란 게 아닙니다. 마치 바다나, 호수의 일부분을 솜씨 있게 잘라 공중에 매달아 놓은 것 같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지며 저 기묘한 액체를 통과한 것 같네요.
 
 
어쩌면 저 인피니티풀 겸 물탱크가 충격을 경감해서 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광철:(인피니티 풀.)
 
여기가 지구가 아니라는 말에 이런 식으로 신빙성을 더해줄 게 있나... (액체... 만져볼 수도 있나?)
 
 
맨손으로 암벽 등반 100m 가능하면 만질 수 있어요
 
 
오광철:(물 없이 100m를 굴러 떨어졌는데 이 정도면 선방했군. 주변 더 둘러봅니다!)
 
 
절벽 주변은 공터지만, 멀리 지평선 쪽에 반짝이는 것이 보입니다.
 
 
안개가 자욱이 깔린 길을 뚫고, 빛나는 번화가 같은 것이 보입니다.
 
 
저 반짝이는 곳을 제외하면... 황무지네요! 아무것도 없어요!
 
 
오광철:허. (휑...한 곳 슬 둘러보다가 빛나는 곳 뚫어져라 봅니다. 정황상 저기가 메모에 쓰인 곳인가?)
 
(다시 오광철 흔들어 깨워 봅니다. 툭툭...) 오광철, 오광철.
 
 
여전히... 일어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두고 가거나, 들쳐업고 가거나 둘 중 하나를 해야 할 거 같아요.
 
 
오광철:(차⋯⋯는 못 쓰겠지. ⋯⋯들쳐 업자! 180cm오광철 끌어냅니다.)
 
 
끌어내자! 그런데 할 수 있을까?
 
 
오광철: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영차!!!!!)
 
 
오광철 몸 강해~
 
 
그렇게 소란은 180cm을 들고 반짝이는 곳으로 향합니다...

 
 
 
반짝이는 곳을 향해 가면 더럽고 북적거리고 습하고 더운 로의 시장에 들어서게 됩니다.
 
 
V자 계곡에 들어선 이 시장은 지상에도 발 디딜 틈 없는데
 
 
각종 위험한 계단과 다리가 전후좌우로 뻗어 건설되어 있고, 암벽을 깎아내어 가게를 낸 사기꾼들이 호객행위를 벌여 더 정신없습니다.
 
 
처음 보는 요상한 것 투성이에요.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저게 뭐야⋯⋯. 180cm 고쳐들어요...)
 
 
고쳐들고 어디로 갈까!
 
 
오광철:(시장 둘러 봅니다! 도움을 청할 곳을 찾으면 이 짐부터 어떻게 해야지⋯⋯.)
 
 
시장을 좀 돌아다니면, 곧 시끌벅적한 좌판을 찾게 됩니다.
 
 
좌판은 군중에 둘러싸여 있지만 뭘 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개량된 우주 닭과 로봇팔의 싸움을 구경하며 노름꾼들이 판돈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종의 투계장인 거죠.
 
 
우주 닭은 불을 내뿜으며 공격하고, 로봇 팔은 말 그대로 어느 로봇에서 떼어낸 팔 같습니다. 손가락을 움직여 황급히 도망치는 게 다네요.
 
 
오광철:(⋯⋯저런 게 재밌나? 어찌됐든 결과는 궁금하니 지켜보면서 주변 노름꾼들에게 말 걸어 봅니다!) 저기.
 
 
외계인:이다. 인간이다. 슨 일인가? 도움이 ?
 
 
오광철:인간이 아니면 뭐⋯⋯ (하다가 입 다물고.) 여긴 뭐 하는 곳이지? ⋯⋯내 일행이 지금 이런데, 데려갈 만한 곳이 있나?
 
 
외계인:여기, 지구인 언어 명왕성의 옆, 연벌레의 광산. 로의 시장. 지불할 대가만 있으면 무엇든 구할 수 는 곳.
 
환자. 기에 있는 건물. 현자가 있어. 도와  있어.
 
 
오광철:(근데 어째 다 알아들어지네.) 무엇이든? 대가는 주로 어떤 걸로 받지?
 
 
외계인:야, 지인 언어 우리에게 있 매우 간단한 문자체계로 루어져 있 때문에. 시장의 대가, 동전 또 물물래, 현자는 마력을 대가로 받는다.
 
 
오광철:(생각 읽지 마!) 일단 고맙네. 뭐, 주의해야 할 건 없지? (현자가 있는 건물로 발 돌립니다.)
 
 
외계인:인간 각을 읽는 행동은 무례한가? 현자. 인간 선호 외인. 힘내.
 
 
안내한 방향으로 걷자, 십자 마크가 새겨진 하얀 건물에 도착합니다.
 
 
오광철:(병원 마크는 전 우주 통용인가? 들어가자!)
 
 
건물로 들어가면 머리 밖으로 대뇌피질이 나오거나, 허공을 보며 방언을 쏟아내는 인간들이 침대 위에 누워있습니다.
 
 
기이한 옷차림에 코가 길고 머리를 민 사람처럼 보이지만, 오른쪽 눈의 눈동자가 세 개인 사람이 그 사이에서 천천히 걸어 나옵니다.
 
 
현자:안녕하세요. 뒤쪽에 있는 분은 환자인가요?
 
 
오광철:⋯⋯아. (기이한 행색에 멍하니 있다가 등에 지고 있던 몸 내려 듭니다.) 보다시피. ⋯⋯의사인가?
 
 
현자:의사는 아니고, 마법사예요. 드림랜드의 현자라 불리던 사람인데 연구에 필요한 마력을 모으기 위해 잠시 시장에 의료소를 지었죠. 마력을 지불하면 치료를 해드릴게요.
 
 
 
: 간이 치료소에선 마력을 지불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마력 1점 당 체력 1점이나 이성 2점을 회복할 수 있으나, KPC는 체력의 회복만 가능합니다.
 
 
오광철:그럼, 여기 이 사람 좀. (자기 몸 짐짝처럼 건네주려 하고는...) 아, 온 김에 이쪽도 치료받고 싶은데.
 
 
현자:예. (짐짝처럼 넘기는 몸을 간이침대에 눕힌다...) 마력은 얼마나 지불하시겠나요?
 
 
오광철:3씩. 저쪽 치료할 마력은 그 몸에서 알아서 가져 가고.
 
 
현자:네. 마력 제대로 받았습니다. 잠시 앉아계세요.
 
 
오광철:고맙네. (얌전히 기다림...)
 
 
치료를 받고 나면 가벼운 멀미가 나고 입에서 청포도향이 납니다...
 
 
잠시 시간이 지난 후, 간이침대에 누워있던 광?철? 소란? 이 일어납니다.
 
 
오광철:⋯⋯음? (혀로 입안 훑는다)
 
아, 깼나?
 
 
소란:(깜빡.) 집인가...
 
응? 나다.
 
 
오광철:그래. (움직이는 걸 보는 느낌은 또 다르군⋯⋯.) 아무래도 우리가 서로⋯⋯ 몸이 바뀐 것 같은데.
 
 
소란:우리가 서로? 그럼 내 안에 있는 거 소란 씨야? 왜? 돌려줘.
 
 
오광철:내가 할 말이야.
 
우릴 치료해 준 마법사한테 물어나 볼까?
 
 
소란:치료? (옆에 있는 마법사랑 눈 마주친다. 일어나선... 코 꾹 눌러봄.) 성형 망했네. 강남 가서 다시 해달라고 해봐. 겸사겸사 나랑 소란 씨 몸 바꾸는 것도.
 
 
현자:(코 눌림...) 죄송합니다. 두 분의 몸이 바뀐 건 연구 벌레가 저지른 일 같은데, 제가 마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밖이라서요.
 
 
오광철:(소?란 손가락 슬쩍 떼서 제지함...) 연구 벌레가 뭐지?
 
 
현자:말 그대로 연구를 좋아하는 벌레들입니다. 이 땅의 고지대에 있는 광산에 연구소를 짓고 이상한 광석을 채굴하죠.
 
그중 유독 지구 생물에게 실험하길 좋아하는 벌레가 있는데요. (뒤쪽 환자들 힐끔.) 저분들도 그 피해자입니다. 가끔 부하들과 함께 지구인을 선별해 납치해오는 모양이에요.
 
아마 두 분도 그 벌레에게 당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배에 파란 세로줄이 세 개 있는 벌레니 조심하세요.
 
 
소란:(벌레 이야기에 표정 안 좋아진다...) 나 걔 싫어.
 
 
오광철:(아까 메모엔 연구소를 탈출했다고 되어 있었지⋯⋯. 아까 우리가 쫓기고 있었다는 벌레가 이 얘긴가? 하고 현자 보며) 그럼 되돌릴 방법은?
 
 
현자:일단 제 치료소에선 어렵습니다. 무슨 연구를 진행한 것인지 알 방법이 없으니 드림랜드에 있는 제 연구소로 가서 해결될 때까지 머물러주는 수밖에는...
 
가장 확실한 건 직접 연구 벌레의 연구실에서 해결하고 오는 것인데 그건 다시 붙잡힐 가능성이 크죠. 저로선 그냥 이대로 행성을 탈출해 지구로 돌아가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시장의 주인인 는 이곳을 관리하는 규칙이자 거부巨富. 그의 수중에는 없는 게 없으니 찾아가면 이곳을 떠날 방법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오광철:⋯⋯이대로 떠나면 계속 이 몸인 채 아닌가? 그쪽 연구소로 가면 해결할 수 있겠나.
 
 
현자:예. 계속 그 몸으로 살아야겠죠. 그렇다고 제 연구소로 온다고 해도 확답을 드릴 순 없어요. 게다가 드림랜드와 지구의 시간 흐름이 달라 아무리 빨리 끝내도 두 분이 아는 사람들은 이미 없어졌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나요?
 
 
소란:난 싫은데... 소란 씨 어떡할래? 그냥 돌아갈까? 내가 대신 재판 나갈게.
 
 
오광철:(안 괜찮지, 미친⋯⋯.) 나도 싫다만. ⋯⋯아니, 그것도 곤란해. 일단 시장의 주인을 찾아서 뭐라도 물어보는 게?
 
 
현자:로를 만나러 가시겠나요? 로의 방까지 가는 지름길을 안내해 드릴게요.
 
 
오광철:그럼 고맙겠네. (괜찮지? 오광철에게 눈짓하고는.)
 
 
소란:(고개 끄덕인다. 괜찮아~)
 
 
현자:지름길은 이쪽으로 따라오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한 뒤 현자는 치료소 뒤쪽에 있는 골목으로 안내합니다.
 
 
현자:이 길을 따라 쭉 가다 투계장에서 왼쪽으로. 시장에서 가장 큰 건물이 보일 거예요. 그 건물이 바로 로의 은신처입니다.
 
 
오광철:(⋯⋯은신처?) 숨어 지내는 사람인가? 우리가 가도 되겠지?
 
 
현자:가면 안 될 이유는 없지만요. 음...
 
 
오광철:
위협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현자:(헉. 위협...) 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지성체의 고기입니다. 독자적인 언어가 있고 1000년 이상 문명이 지속된 종족의 고기를 좋아하니 조심하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오광철:(또, 똑바로 말해.) (위협...)
 
아니, 우리잖아. 우리 지금 고기 취급 받고 있는데.
 
 
현자:하지만 로가 아니면 여기서 두 분을 무사히 지구까지 돌려보낼 방법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운이 좋길 바라야죠...
 
 
오광철:그래⋯⋯. 또 보지. (광철이 데리고 안내해준 쪽으로 갑니다!)
 
 
천천히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 시장의 경비병들이 나타나 길을 가로막습니다.
 
 
경비경:멈춰라! 이 앞은 로 님의 은신처다. 무슨 볼일이지?
 
 
오광철:그 사람한테 물어볼 게 있어서 왔다만.
 
 
경비경:물어볼 것이 있다? 흠... (천천히 둘을 훑어본다.) 이름과 소속은?
 
 
소란:나 어디 소속이야? (소근...)
 
 
오광철:내가 알아? (소근...) 아래에서 치료소를 운영하는 마법사가 미리 연락을 줬다고 들었는데. (뻔뻔하게 둘러댑니다...)
 
 
소란:자기 직장을 왜 모르지? (아는 법원 아무 곳이나 말한다.) 나 인천 지방법원의 소란. 이쪽은 인천 디비전 오광철.
 
 
오광철:(환장...)
 
 
경비경:둘 다 모르는 곳이긴 한데. 마법사의 연락? 일단 들어와라. 로 님에게 안내해 주마.
 
 
오광철:(음? 잘했다 오광철. 따라 들어갑니다!)
 
 
 
 
 
 
경기병을 따라 은신처로 들어갑니다.
 
 
로의 은신처는 건조하고 냄새나는 굴입니다.
 
 
태피스트리와 각종 기계로 장식된 홀에서 로를 만납니다.
 
 
안내를 마친 경비병들은 금방 다시 시장을 순찰하러 가버립니다.
 
 
오광철:
관찰력
기준치: 35/17/7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와 더러워~
 
 
오광철:(더럽다~)
 
 
소란:(더러워~)
 
 
로:그래. 나를 찾아온 인간들이 너희인가? 무엇을 바라지?
 
 
오광철:지금 우리가⋯⋯ 연구 벌레의 소행으로 몸이 바뀐 상태라는 것 같은데. 몸을 다시 바꿔 지구로 돌아갈 방법을 알고 싶네.
 
 
로:몸을 바꾸는 건 내 영역이 아냐. 하지만... 너흴 지구로 돌려보낼 방법이야 간단하지. (옆자리에 놓인 그릇을 들어 스프를 한 입 마신다. 턱이 움직이면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난다.) 지구의 보석을 내놔. 그럼 둘 중 한 명은 보내주마.
 
 
소란:소란 씨 보석 있어?
 
 
오광철:⋯⋯보석? (아무것도 없는 주머니 뒤집어 뺌) 그런 걸 누가 갖고 다니나. (소근...)
 
 
소란:강남 부자들이니 커플링 정도는 있을 줄 알았지. 어쩔 수 없네. (앞으로 한 걸음 나간다.) 지구 가서 가지고 올게. 이 몸 부자거든.
 
 
오광철:(그런 방법이⋯⋯. 저도 한 걸음 나간다.) 내가 이 사람이 보석 없이 내빼지 않도록 쫓아가 망을 보겠네.
 
 
로:마음 같아선 너흴 믿고 싶으나, 우리 비야키는 안타깝게도 1인승이라.
 
 
로의 발밑에선 비야키 한 마리가 웅크리고 명령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늘어진 날개 거죽과 익룡을 닮은 주둥이가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소란: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광철:1
 
 
로:골라라. 둘 중 누가 남을 거지?
 
 
소란:와~ 쟤요. 쟤가 남는대요~
 
 
오광철:야, 야!!!
 
 
소란:난 집에 형이 기다리고 있어. 돌아가야 해.
 
 
오광철:그럼 이쪽은 뭐 선배랑 같이 온 줄 알겠어.
 
 
소란:재현 씨는 다 컸잖아. 소란 씨 하나 없다고 안 죽어. 하지만 우리 형은 죽어.
 
 
오광철:애초에 부자라고 거짓말은 왜 하나? (쩌렁쩌렁...)
 
둘이 동갑이다만⋯⋯.
 
 
로:거짓말?
 
지구에 가서 보석을 가져온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나?
 
 
소란:엇. (소란 빤히...) 검사는 다 부자 아니야?
 
 
오광철:그쪽은 검사가 아니잖⋯⋯ 아.
 
아. (오광철과 로 번갈아 본다...)
 
 
소란:그래서 말했잖아. 이 이 부자라고...
 
(로 힐끔.)
 
 
오광철:아니, 아니. (오광철 입 꽉 막는다⋯⋯.) 거짓말⋯⋯은 아닌데. 음, 우리가 우애가 좀 좋아서. 혹시 함께 돌아갈 다른 방법은 없나?
 
 
로:함께 돌아갈 방법은 없다. 지구의 보석을 내게 주면 한 명을 보내준다. 아직 거래 조건을 이해하지 못했나?
 
 
오광철:
심리학
기준치: 20/10/4
굴림: 1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말하는 로의 시선이 두 사람에게 꽂혀있습니다.
 
 
마치 진짜 원하는 것은 둘의 몸인 것처럼...
 
 
오광철:(저, 저 음흉한 시선 좀 보게⋯⋯.) 오광철, 여기 계속 있어도 우리가 원하는 건 못 얻을 것 같으니 이만 나가지.
 
 
로:나가?
 
 
오광철:⋯⋯그럼?
 
 
로:지금 고깃덩어리가 도망치려고 하는 게냐!?
 
 
오광철:이, 미친⋯⋯.
 
 
오광철(몸) / 로 민첩판접!
 
 
로: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오광철: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란(몸) - 로 오광철(몸) 순서로 진행합니다.
 
 
소란:(어떡하지? 고민하다가 일단 로를 한 대 치기로 함...)
 
근접전(격투)
기준치: 65/32/13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치려다 바닥에 깔린 카페트를 밟고 미끄러집니다.
 
 
카페트 아래에 무언가가 보입니다.
 
 
오광철:(광철이 도와주는 척 가서 들춰봅니다!)
 
 
카펫 아래엔 작은 문이 있습니다. 잠겨있네요.
 
 
로:얌전히 고기가 되어라! (창을 던진다.) (1번 광철(몸) / 2번 소란(몸)으로...) 1
 
기준치: 30/15/6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
 
 
창은 빗나갑니다.
 
 
다음 소란 (광철몸) 턴!
 
 
오광철:뭔 무기도 저렇게 살벌한 걸⋯⋯.
 
(길게 끌지 말고 얼른 탈출하자. 로 발로 찹니다!)
 
 
오광철:
근접전(격투)
기준치: 75/37/15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로를 발로 찹니다. 로의 목 주변에서 무언가가 반짝입니다.
 
 
오광철:열쇠인가 봐. (오광철에게 귀엣말로 말해줘요)
 
 
소란:열쇠? 알겠어. 챙겨볼게.
 
(다가가 로를 치는 척... 목에 걸린 열쇠를 노려본다!)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헉 열쇠다
 
소란 씨 몸 좋은데?
 
 
오광철:하하.
 
 
로:이 자식들. 무얼 하려고...!! (비야키의 목줄을 푼다.)
 
 
목줄을 푸는 데에는 2턴이 필요합니다. 바로 소란 턴입니다.
 
 
오광철:(미친... 저걸로 뭘 어쩌려고?) (광철이에게 열쇠 낚아채 카페트 아래의 문 열어 봅니다!)
 
 
바닥의 문은 바로 열립니다.
 
 
오광철: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란: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둘 다 안 넘어지고 제대로 착지했어요!
 
 
지하로 이어진 비밀 통로를 통해 나오면 비명이 터져 나오는 아수라장 한복판입니다.
 
 
혼란스러운 군중 너머 비야키가 어떻게든 인파를 헤치고 나가려 꿈틀대는 것이 보입니다.
 
 
이쪽으로 돌격해오는 시장의 외계인을 피해 달려야 합니다.
 
 
어디로, 어떻게 나가는 게 좋을까요?
 
 
오광철:아오⋯⋯. 아무것도 못 얻었는데 진만 빠지네. (일단 달립니다!)
 
 
오광철: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골목길을 지나 비야키들이 따라오기 힘든 곳으로 도망칩니다.
 
 
사람들의 소리가 점점 줄어들고, 잘 따돌렸나 싶어졌을 무렵
 
 
연기로 가득 찬 상공에 말벌과 비슷한, 그러나 훨씬 크고 괴이하게 생긴 벌레들이 보입니다.
 
 
그들은 집게 같은 다리로 인파를 헤치며 무엇을 찾고 있습니다.
 
 
회백색 머리에서 솟아난 안테나로 사람 사이를 수색합니다.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란:소란 씨, 쟤네야. 우리 잡았던 녀석들.
 
 
오광철:하⋯⋯. 미치겠네.
 
그땐 어떻게 따돌렸어?
 
 
소란:... 못 따돌렸어. 잡힌 뒤 탈출한 거지.
 
 
오광철:⋯⋯음. (오광철과 하늘 번갈아 봐요...) 이번에도?
 
 
소란:아마도.
 
 
그 말을 신호로 둘을 발견한 미고-벌레-들이 급강하해 다가옵니다.
 
 
축축한 안테나가 얼굴 근처를 더듬고, 배에 달린 기계에서 무언가를 발사합니다.
 
 
그대로 오광철과 소란을 포획한 미고들은 하늘로 날아오릅니다.
 
 
오광철:(벌레라고 하는 짓 하고는⋯⋯. 아, 피곤해⋯⋯.)
 
 

 
 
연구소로 돌아온 미고들은 실험체를 케이지에 넣어두고 곧 자리를 뜹니다.
 
 
자리를 뜨는 것을 확인한 뒤, 광철은 바로 케이지의 문을 열고 나옵니다. 이어 소란이 갇힌 케이지까지 열어줍니다.
 
 
소란:어떻게 나왔는데. 또 들어오게 됐네.
 
 
오광철:아, 여기서 탈출을⋯⋯. 익숙해 보이네.
 
 
소란:처음 하는 거 아니니까. 소란 씨는 기억 상실이 있었으니 다 잊어버렸겠지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말해줄게. 궁금한 거 있어?
 
 
오광철:(많지. 어디부터 할까⋯⋯ 하고 조금 뜸 들이다가,) 우린 어쩌다 잡혀 온 거지? 여기서 뭘 당했고.
 
 
소란:나도 자세한 건 몰라. 이상한 검은 로브를 입은 사람들과 마주쳤었던 거 같기도 한데. 그러다 이상한 실험을 당했고 뒷목에 뭔가 심어졌어. 보여? (뒤돌아 뒷목을 보여준다.)
 
 
뒷목을 살펴보면 살갗 아래에 흐릿한 보라색 불빛이 비치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문자열 같기도, 낙서 같기도 한 그 문자는 폭 3cm 정도 됩니다.
 
 
오광철:(아, 기절하기 전에 본⋯⋯.) 나한테도 있나?
 
 
소란:응. 둘 다 당했어. 이상하게 통증도 출혈도 없더라.
 
 
오광철:그게 더 기분 나쁜데. 아, 그리고.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쪽지 꺼내며) 이거 그쪽이 쓴 거지? 보고 시장까진 데려갔지만, 나머지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던데.
 
 
소란:더 기분 나쁜 게 뭔지 알아? 도망가려고 벌레들이랑 싸웠더니 그걸 보고 귀여워하는 것처럼 우릴 쓰다듬었어. (으...)
 
(쪽지 본 뒤 고개 끄덕인다.) 응. 내가 썼어. 우주 감로주는 우주를 여행할 때 필요한 거라고 했고, 개조는 지금 우리가 우주에서 호흡할 수 있는 거 이상하지 않아? 나머진 대충 말했으니 됐지?
 
 
오광철:그런 데서 용케 탈출했네⋯⋯. (눈 가늘게 뜬다.) 그래. 그럼 마지막으로, ⋯⋯이제 어떻게 하면 돼?
 
 
소란:이제 다시 나가야지.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 있어.
 
 
광철은 벽 근처로 가더니 천장을 두드려 환풍구의 뚜껑을 벗겨냅니다.
 
 
미고의 연구소는 곳곳에 물 흐른 자국이 말라붙어 있는 폐허에 가깝습니다.
 
 
날개 달린 벌레들이 기거하는 곳이니 거대한 벌집처럼 생겼고, 계단 없이 위로 몇 층이나 뻗은 공간도 있습니다.
 
 
기억을 잃기 전, 둘은 환풍구를 이용해 한 층씩 기어 올라가는 식으로 도망쳐 나왔습니다.
 
 
평범한 인간이 하늘을 날아갈 순 없으니까요.
 
 
환풍구는 축축하고 끈적한 게, 생물의 내장을 탐험하는 기분이 듭니다.
 
 
다행인 건 손에 잡히는 것도 많고, 사다리 같은 구조물도 있어서 수직으로 올라갈 수 있단 거죠.
 
 
오광철:하⋯⋯.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비위가⋯⋯. 오광철은 괜찮은 건가? 흘긋 봅니다...)
 
 
소란:왜 한숨이야? (이쪽은 처음도 아닌 데다가 생물의 내장 정도야 많이 보고 자랐다. 멀쩡~)
 
 
오광철:아니, 음⋯⋯. (이해 되는 바가 없는 건 아니니... 몸과 함께 비위도 좀 바뀌었다면 좋았겠군, 실없는 생각하며 열심히 올라갑니다.)
 
 
열심히 환풍구를 올라갑니다...
 
 
오광철:
기준치: 65/32/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환풍구엔 간혹 철망으로 뒤덮인 입구가 있어서 실내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보이는 건 대부분 미고가 지나다니는 복도거나 광물을 쌓아둔 창고, 광물을 연구하는 실험실입니다.
 
 
그때 유독 환한 빛이 새어나오는 실험실이 보입니다.
 
 
소란:뭐 찾은 거 있어?
 
 
오광철:저기, 철망 너머에 실험실 비슷한 게 있는데, 보이나?
 
 
소란:응? 아. 보인다.
 
 
안쪽에는 배 부분에 파란 줄이 그어진 미고와 의자에 묶인 인간이 보입니다.
 
 
그 옆에는 원기둥 모양의 이동형 물탱크가 있는데, 아랫부분이 마치 회전의자처럼 생겼습니다.
 
 
치과의자 같은 것에 엎드려 묶인 인간은 내내 비명을 질러대고 있고
 
 
미고가 인간에게 산소마스크처럼 보이는 것을 씌워 어떤 연기를 투입하자 삽시간에 조용해집니다.
 
 
이윽고 미고는 무슨 주문을 외우고 방 안이 보라색 빛으로 차오르다가 맙니다.
 
 
푸쉬식...
 
 
미고는 투덜거리며 물탱크를 몇 번 두들깁니다. 누가 봐도 실험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네요
 
 
잠시 후 유백색의 바코드 스캐너같이 생긴 것을 인간의 뒷목과 물탱크에 가져다 대고 버튼을 누릅니다.
 
 
잠시 후 빛이 멎었을 때, 인간은 축 늘어져 있고 물탱크 안에 분홍빛 뇌가 둥둥 떠 있습니다.
 
 
오광철: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소란:우와 뇌다.
 
 
오광철:헉⋯⋯. (덜컹)
 
 
덜컹...
 
 
오광철:(제발)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덜컹 깨장창!!!)
 
 
미고가 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머리 속으로, 최면과도 같은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광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따라가겠냐!!!!!!!
 
 
오광철:따라가겠냐!!!!!!!
 
(소근...)
 
 
미고는 통 속의 뇌를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아무래도 잡으러 오려는 모양이에요!
 
 
51분 안에 다음 파트로 넘어가지 못하면 전투입니다 ><
 
 
길다
 
 
오광철:(여유롭군)
 
일단... 어서 이동해야겠네. (오광철 미안⋯⋯!)
 
 
소란:어디로 갈까?
 
 
실험실을 가린 입구의 철망이 덜컹거립니다. 쉽게 뗄 수 있을 거 같아요!
 
 
오광철:마침 자리를 비운 것 같으니까, 저기로? (실험실 손가락으로 가리킵니다.)
 
 
소란:응. 저기로.
 
 
철망을 떼어내고 가볍게 그 안으로 들어갑니다.
 
 
소란:여기서 뭘 할 수 있지? 통속의 뇌 더 없나?
 
 
오광철:⋯⋯찾아서 뭐 하게?
 
 
소란:그냥. 재밌잖아. 집가는 길 기념품으로 챙기게.
 
 
오광철:그래, 찾아서 형한테 선물로 주자. (대충 대답하며 주위 둘러 봅니다.)
 
 
방금 본 치과의자 비슷한 것 옆에 놓인 마스크와 가스, 테이블 위에 올려진 바코드 스캐너. 열린 문은 휘장으로 가려져 있습니다.
 
 
다른 것들은... 괜히 건드렸다 큰일 날 거 같은 비주얼이네요 지나가장.
 
 
오광철:오... (신기하다... 바코드 스캐너 먼저 살펴봅니다!) 이걸로 우리 뒷목에 뭘 심은 건가?
 
 
소란:이거 바코드 말고 뇌 빼는 기계 아니야? 아까 여기(치과의자)에 앉아있던 사람에게 쓰니까 뇌 빠졌잖아.
 
 
두 개가 한 쌍으로 된 바코드 스캐너는 손으로 잡는 부분에 딱 버튼이 하나 있습니다.
 
 
오광철:뇌 빼는 기계. (중얼... 그러고 보니 아까 보라색 빛도 본 적이 있었지. ⋯⋯아?) 잠깐 이리 와 봐. (오광철 뒷목에 스캐너 갖다 댄다.)
 
 
소란:응? 왜? (얌전히 목덜미 가져다 댄당.)
 
 
오광철:⋯⋯나 믿지? (다른 한쪽은 제 뒷목에 가져다 대고는... 버튼 누른다!)
 
 
띡...
 
 
두 개의 바코드가 동시에 소리를 내며 작동합니다.
 
 
방 안을 눈부신 보라색이 가득 채우고
 
 
빛이 사라진 뒤에 정신을 차리면...
 
 
몸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 다시 저널을 보자!!!
 
 
소란:(이 탁 트인 시야⋯⋯. 이제 안 봐도 되는 내 얼굴⋯⋯! 돌아왔다! 앗싸. 작게 자축 중.)
 
 
오광철:소란 씨 원래 그렇게 컸던가?
 
 
소란:뭐, 다르지 않았지. 이제야 제대로 돌아가는 기분이 드네.
 
 
오광철:음... 그래. 다시 보니까 소란 씨는 이 사이즈가 맞는 거 같아. (연구실 뒤적거리다가 가스 마스크 챙긴다.)
 
 
소란:(물끄러미 보다가) 챙길 것 챙겼으면 나갈까? 주인이 찾으러 올 심산인 것 같던데.
 
 
오광철:그래 나갈까? 저쪽(휘장이 있는 문)으로, 아니면 저쪽(들어온 환풍구)으로?
 
 
소란:(아마 환풍구부터 뒤질 테니까...) 휘장이 있는 쪽으로. 아, 그 도움을 줬다던 사람들은 만날 수 있나?
 
 
오광철:(휘장을 걷고 밖으로 나간다.) 아마 곧 만날 수 있을 거야.
 
 
휘장을 걷어내면 클래식 음악이 들리고, 지구의 자연광을 흉내 낸 듯한 빛이 보입니다.
 
 
과장 섞어 운동장만한 공간에는 아까 본 물탱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소란: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수많은 뇌를 마주하고도 광철은 딱히 놀라워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자유파 뇌:세상에. 여길 또 왔네. 아직도 못 나갔어?
 
 
오광철:아저씨가 하라는 대로 했는데 잡혔잖아. 로가 도와줄 거라면서.
 
 
자유파 뇌:아니 우리도 로가 그런 놈일 줄은 몰랐지!
 
우리가 마지막으로 로를 만난 게 38년 전이니 걔도 시간이 지나면 바뀌는 건가...
 
 
오광철:내가 태어난 지가 24년인데 아저씨는 38년을 믿어?
 
 
자유파 뇌:아무튼 그건 미안하게 됐다... 옆에 있는 애 머리는 좀 괜찮고?
 
 
소란:(손가락으로 본인 가리키며 입모양으로 ...나? 한다.) 날 알아?
 
 
자유파 뇌:그럼 알지! 그제인가 쟤랑 같이 오지 않았어? 머리를 벽에 박았던가 그랬더니 자주 기절하고 기억도 잊어버린다고.
 
지금 하는 꼴 보니 또 잊어버렸네 이거!
 
 
소란:(엄청 친밀하게 구네⋯⋯. 기억 안 나는데. 주변에서 자꾸 모르는 얘기가⋯.) 그쪽이 탈출을 도와줬다던? (실례지만 어떻게 말하고 있는 거지.)
 
 
자유파 뇌:그래! 우리가 탈출을 도와준 뇌들이다. 한때 인간이었고, 너희처럼 잡혀와 실험 끝에 육체를 폐기당한 사람들이지.
 
 
안락파 뇌:뭐야? 왜 이렇게 시끄러워? 오늘 신입 또 와?
 
응? 얘넨 아직 몸이 있네? 야 너네도 통 속의 뇌 될래? 이 몸 엄청 편해! 뭐든 돼!
 
염력도 쓸 수 있고, 연구소 내에선 우리의 말이 얼마나 멀리 있어도 들리게 미고들이 주파도 맞춰줬어! 외롭지 않아!
 
배고프지도 춥거나 덥지도 않은 행복한 몸이야. 어때!?
 
 
자유파 뇌:쟤네 말은 무시해. 지구에서 갈 곳 없는 범죄자가 대부분이니까.
 
 
소란:이런. (돌아갈 이유가 있는 몸이지만 조금 끌렸다.) 그쪽도 지금의 삶에 만족하나>
 
?
 
 
자유파 뇌:아니! 우리 자유파 뇌는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미고들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우리의 몸을 가져갔어!
 
그래, 난 집에 두고 온 아내가 있다고.
 
난 자식도 있어!
 
아픈 부모님도 모셔야 해!
 
 
안락파 뇌:너희가 여기 온 지 몇 년인데. 벌써 다 죽었겠지 뭐 그리 걱정이야?
 
죽은 사람들은 잊고 평생 여기서 행복하게 살자. 응? 응?
 
 
소란:(안쓰럽다... 오광철이 들고 가 주면 안 되나? 오광철 힐긋 보며.) 온 지 38년보다 더 된 건가?
 
 
오광철:(얘네 데려갈까?) (통 하나 든다...)
 
 
안락파 뇌:어허 무례하긴! 남의 몸을 막 만져!
 
 
자유파 뇌:뇌마다 달라. 방금 막 들어온 신입도 있고, 가장 오래된 뇌는 몇 백 년을 여기 있었다고 했나.
 
 
안락파 뇌:그게 나야~
 
 
소란:오래 있으면 가치관이 그리 변할 법도 하지. (통 드는 건 막지 않으며. 음... 본인에게 허락 받으면?)
 
 
광철에게 들린 뇌는 염력으로 슝 날아 원래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오광철:아. (내 뇌...)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안쪽에서 통 속의 뇌 하나가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합니다.
 
 
자유파 뇌든 안락파 뇌든 모두 쩔쩔매며, 그 뇌를 위로하려 합니다.
 
 
안락파 뇌:어우 얘 울지 마 여기도 나쁘지 않아.
 
 
자유파 뇌:그래!! 지구로 돌아가고 싶다곤 했지만 그래도 죽는 것보단 낫지... 응?
 
오자마자 이런 꼴 보여서 미안해. 방금 너네가 오기 전에 들어온 신입인데, 이제 막 뇌가 되어서 많이 불안할 거야.
 
 
시간상 방금 수술장면을 봤던 그 뇌인 모양이네요.
 
 
 
신입 뇌:너, 너네!!! 아직 몸이 있는 너희 둘!!! 빨리 도망쳐! 지금 가면 지구로 갈 수 있어!!
 
아직 채널 관리실의 문이 연결되어 있어! 위쪽으로 올라가서 문만 열면 지구야!!
 
 
소란:(안쓰럽게 보다가 정신 퍼뜩 차린다.) 들었지. 어서 가자.
 
 
 
신입 뇌:채널은 명왕성이 자전을 끝내기 전까지 열려 있을 거야. 서둘러!
 
 
자유파 뇌:명왕성의 자전? 그럼... 대략 43분 정도 남았겠네! 가!
 
 
명확한 내용의 도움입니다. 간신히 희망이 보입니다.
 
 
그때...
 
 
파삭.
 
 
하고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돌아보면 안락파 뇌 중 한 명이 신병 뇌의 바퀴를 걸어 넘어뜨린 겁니다.
 
 
뇌수와 함께 터진 뇌 조직이 역겨운 형태로 바닥에 엉겨 붙어 있습니다.
 
 
안락파 뇌:저 정신 나간 신입의 말을 들을 거야?! 통 속의 생활을 받아들여!!
 
 
자유파 뇌:뭐? 지금 사람을 죽여놓고. 이 살인자!!!!
 
 
분노한 자유파 뇌와 안락파 뇌가 염력으로 대치하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위로 올라가야겠어요. 우린 시간이 많지 않은걸요.
 
 
오광철:소란 씨, 가자.
 
 
소란:⋯⋯그래. (바닥 보고 주춤하다가, 서둘러 출발합니다!)
 
 
다시 환풍구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채널 관리실처럼 보이는 것을 찾아 기어 올라가고 있으면, 점점 연구소의 소음이 커집니다.
 
 
뇌들의 싸움 때문인지 미고들도 놀라 붕붕거리며 복도를 바삐 오가고 있습니다.
 
 
덕분에 여기서 들킬 걱정은 없겠네요...
 
 
그러던 중, 머리 속으로 한 가지 기억이 스쳐 지나갑니다.
 
 
소란:
지능
기준치: 90/45/18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떠오르는 기억은 두 사람이 다급하게 연구소를 도주하던 때의 일입니다.
 
 
SF 영화에서나 본 포털 같은 것이 전시된 방에서, 소란은 미고를 피하다가 그만 그 포털에 머리를 부딪쳤습니다.
 
 
푸른 전기의 장막 같은 것이 눈과 귀로 들어오고 외계의 지식을 전승받았습니다.
 
 
 
 
그리고 충격을 받아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죠.
 
 
이제 채널 관리실로 가는 방법도, 주문도 기억났습니다! 결전을 치르러 갑시다.
 
 
소란:오, 오광철. 나, 기억 났어. 가기만 하면 돼.
 
 
오광철:그래? 안내해줘. 가자.
 
 
채널 관리실로 가는 길목, 미고 한 마리가 보입니다.
 
 
오광철:
민첩
기준치: 65/32/13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우당탕...)
 
 
소란: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콰당탕...)
 
 
 
미고: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못봤다...)
 
 
벌레 시력 허접이네요
 
 
소란:(앗싸.)
 
 
오광철:(다행이당.)
 
 
쭉쭉 올라가 채널 관리실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생겼습니다.
 
 
채널 관리실로 가는 길목에 미고가 너무 많아요!
 
 
그리고 순간, 둘의 눈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광물을 수송하는 카트가 채널 관리실로 향하는 길목에 놓여 있습니다.
 
 
이걸 타고 밀면 벌레들이 도망가지 않을까요?
 
 
소란:(아오, 벌레들⋯⋯.) 저걸로 싹 밀어버리자. (카트 가리킨다.)
 
 
오광철:좋아. 가자가자~ (카트 위에 올라탄다.) 밀어줘.
 
 
밀어볼까요?
 
 
소란:괜찮겠어? (그... 파편이... 아니, 원한다니까... 그래, 밀자! 힘껏 밉니다!)
 
 
소란: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슝~! 밀린 카트는 채널 관리실의 문을 향해 돌진합니다.
 
 
미고들은 당황해 피하거나, 그대로 카트에 깔려 산산조각 난 곤충 시체가 되어버립니다.
 
 
그 위에 탄 광철의 얼굴에 곤충 껍질이 스치며 생채기를 살짝 내지만... 즐거워 보이네요!
 
 
카트가 문에 닿기 직전...
 
 
오광철:
도약
기준치: 20/10/4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떨어진당.)
 
 
소란:(아! 서둘러 달려갑니다.) 그러니까 괜찮겠냐고 물어봤잖아.
 
 
오광철:절벽에서도 떨어졌는데 이정도야 뭐. (피 조금 흘리며 일어난다.)
 
 
광산 카트가 박은 벽은 쾅 소리를 내며 무너집니다.
 
 
채널 관리실입니다!
 
 
소란:(드디어 왔다⋯⋯!)
 
 
아래층이 혼란해서인지 다행히 관리실 안쪽에 미고는 없습니다.
 
 
기억을 잃기 전 본 풍경 그대로. 벽면의 포털들은 진동음을 내며 잘 고정되어 있습니다.
 
 
이제 문을 열기만 하면 되는데...
 
 
입구에서 날갯짓 소리가 들립니다.
 
 
배에 파란 줄이 난 미고가 들어와 지직거리는 음성으로 말합니다
 
 
텔레파시에 가까워 귀보다는 뇌에 꽂히는 느낌으로 전해져 오는 음성입니다.
 
 
오광철:
정신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소란: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벌레가 무슨 말을 하지만 그뿐입니다. 중요한 건 집에 돌아가는 거예요!
 
 
소란:(그래서 돌아가려는 거잖아! 무시하고 문 엽니다!)
 
 
주문, 권한 승격으로 공유 사용자 추가를 사용합니다.
 
 
마력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고 포탈의 입구에 전파장이 생깁니다.
 
 
하지만 생기던 문은 곧 다시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이미 바닥난 마력에 눈 앞이 핑 돌기 시작합니다.
 
 
이대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때...
 
 
 
연구소의 소음은 점점 커지더니, 아예 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납니다.
 
 
연구소 벽을 일부 무너뜨리고 통 속의 뇌 군단이 들어옵니다.
 
 
자유파 뇌:우리는 비겁한 뇌 살인자 안락파 놈들을 곤죽으로 밟고 일어섰다!!!!!!!
 
 
자유파 뇌들이 안락파 뇌들과 싸워 이겨 고층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안락파 뇌들은 몸을 사리고, 자유파 뇌들은 몸을 사리지 않으니까요.
 
 
깜짝 놀란 미고는 천장으로 붙어 도망칩니다.
 
 
자유파 뇌들은 아우성치며 지구로 돌아가자고 말합니다.
 
 
비록 육체는 통이 되어버렸지만, 지구로 못 돌아갈 이유가 있나요?
 
 
소란:(없지. 미간 짚었다가 통 속의 뇌들 돌아봅니다.) 돌아가자⋯⋯!
 
 
오광철:우리가 실패한 건 마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니까, 쟤네에게 마력 보태라고 하자.
 
 
소란:다들 들었지. 도와 줘, 한 번만 더.
 
 
주문의 방법을 들은 통 속의 뇌 14명이 마력을 바치기 시작합니다.
 
 
마력에 반응해 포털은 점점 커지고
 
 
그걸 지켜보던 푸른 줄 미고는 말합니다.
 
 
자유파 뇌:당연하지 이 벌레자식아!!
 
사람을 막 가둬놓으면 쓰나!!!!
 
범죄자도 이렇게 가두면 욕 먹어 짜식아!!!!
 
 
오광철:맞아 이 자식아~
 
 
소란:그딴 선의 누구에게도 필요 없어. 이 자식아!
 
 
아래층에서부터 다가오는 미고의 날갯짓 소리가 커질 때쯤 비로소 포털이 완성됩니다.
 
 
푸른 줄 미고는 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부탁합니다.
 
 
푸른 에너지가 지직거리는 통로는 점점 넓어지고, 그러더니 다시 좁아져 하나의 선으로 향해갑니다.
 
 
여러분은 몸이 자유롭고 붕 뜨는 걸 느낍니다. 달리고, 달려서.
 
 
밖으로 나오면 어느새 청량한 바람이 불어오고 밤하늘엔 익숙한 달과 별이 떠 있습니다.
 
 
드디어 귀환과 자유란 공동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매끈한 연구소 바닥이 아닌 거친 아스팔트 도로를 딛고 일어섭니다.
 
 
도착한 곳은 익숙한 강남 한복판이네요.
 
 
야경이 보이고 차의 엔진과 경적이 들리는 익숙한 풍경입니다.
 
 
오광철:소란 씨 나 하루만 재워줘.
 
 
소란:햐⋯⋯. (감상에 젖어 있다가 응? 하고) 왜? 백지혜부터 보러 갈 줄 알았는데.
 
 
오광철:형 보러 가고는 싶은데 피곤해. 그리고 당장 차비도 없어.
 
핸드폰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소란 씨 집에서 자면서 연락하고 차비도 받아 갈게. 고마워.
 
 
소란:참 나⋯⋯. 선배한테 연락해 보고. (거절의 의사는 아닌 듯 집으로 가는 택시 잡는다!) 고생했네. 둘 다.
 
 
오광철:덕분에 오늘 노숙 안 해도 되겠다. 재현 씨도 특별히 오늘은 괴롭히지 않을게. (기지개 쭉 킨다.) 소란 씨, 수고했어.
 
 
따라서 우주를 뛰어넘은 통 속의 뇌들이 강남 한복판에서 질주를 멈추지 못하고 뱅글뱅글 돌거나 자기들끼리 부딪쳐 쏟아지고 뇌수를 출렁이지만, 그런 건 사소한 문제입니다.
 
 
통 속의 뇌 14개 (곧 여러분을 버리고 자유를 찾아 떠납니다)
 
 
모든 회복 속도는 일회성입니다. 이 시나리오 이후 가장 처음으로 가는 시나리오에만 적용하세요. (마스터와 먼저 상의하세요)
 
GANGNAM (GM):수고했~어요~
 
 
소란:수고해써요!!!!!!!!!
 
아너무재밌었다 ㅠㅠ
 
 
GANGNAM (GM):이제 요란님도 랩왕 공동목표 플록 깔 수 있다
 
 
소란:으하항!!!
 
 
GANGNAM (GM):백지혜 개섹시하니 꼭 보시길
 
 
요란:볼래볼래
 
 
GANGNAM (GM):보자보자